작성일 : 20-09-04 15:37
나의 프랑크 루박
 글쓴이 : 이선영 목사
조회 : 324  

나의 프랑크 루박

 

프랑크 루박(Frank Lubach)은 필리핀에서 유니온 신학교를 세웠고, 나중에는 민다나오 섬에서 모로족을 섬기다가 필리핀에서 생을 마감한 분이십니다. 그에게는 두 번의 십자가를 가까이하는 경험이 있었습니다.

한 번은 유니온 신학교의 이사로 있으면서 그 학교의 총장을 세우게 되었습니다. 그도 총장에 출마하였습니다. 그도 이사였기에 한 표를 행사할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차마 자신이 자신을 찍을 수가 없어 상대의 이름을 적었습니다. 그런데 그 한 표에 의해 총장이 되지 못하였습니다. 그 일로 엄청난 실망을 하고 그는 다시 민다나오 섬으로 들어갑니다. 이것이 그의 첫번째 십자가의 경험이었습니다.

민다나오 섬 남쪽에 있는 모로족은 현대 문명을 거부하였고 기독교인을 원수처럼 여겼습니다. 그는 처음 2년 동안 너무도 외로운 나머지, 하나님을 마주하지 않고는 견딜 수 없는 허탈감에 신앙일기를 쓰기 시작하였습니다. 이렇게 고백하기도 하였습니다. “나는 지난 15년 동안 사역을 하였지만, 하루 종일 하나님의 뜻을 따르는 삶을 살지 못하였다.”

그는 모로족의 생활 속으로 들어가고자 하였습니다. 기독교인의 옷을 벗고, 그들과 함께 지내고자 하였습니다. 이렇게 고백하기도 하였습니다. “나는 당신들보다 아는 것이 좀 더 많긴 하지만, 그리 많이 아는 것도 아닙니다. 하늘을 움직이는 위대한 존재에 비하면 나도 당신들과 다를 바 없는 보잘것없는 존재입니다.” 스스로를 지독한 죄인으로 여겼습니다. 그리고 십자가만이 자신이 붙잡을 지팡이로 삼았습니다.

그리고 대화할 수 없고, 글을 모르는 모로족에게, 아무도 환대해 주지 않는 그들에게, 오직 십자가의 길을 가는 심정으로 다가갔습니다. 그들의 문맹을 일깨우기 시작하였습니다. 하나님을 말하지 않았습니다. 오직 사랑하였을 뿐입니다.

나의프랑크 루박인 것은 나도 그렇게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지금껏 전성기의 교회 안에서 편하고 쉽게 하나님을 말하였습니다. 그런데 가게 문에 교인의 출입을 거절합니다.”는 딱지가 붙은 요즘의 상황에, 하나님을 말하기 어려운 코로나 이후(After Corona), 어떻게 나의 자리매김을 할까 고민하게 됩니다. 다시 전성기의 때(Before Corona)로 돌아갈 수 있다는 생각도 할 것입니다. 그러나 점점 피부로 느껴지는 기후의 위기와 같은 지구덩어리의 위기는 코로나19보다 훨씬 더 두렵게 다가올 것입니다. 우리만이 아니라 우리 자식들까지 말입니다

이러한 때에 우리가 함께 존재할 수 있음은 프랑크 루박을 붙잡아주었던 그 지팡이이지 아닐까요? 그처럼, 지난 세월 당신의 뜻대로 살지 못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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