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일 : 20-08-30 10:39
가만히 있어 삽니다.
 글쓴이 : 이선영 목사
조회 : 343  

가만히 있어 삽니다.

한국에 오면, 29년의 그리움을 풀고자 내 원하는 곳으로 자유롭게 다니리라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코로나로 인하여 발목이 잡혔습니다. 그저 거기 있을 때처럼 집콕하면서 책을 읽거나, 컴퓨터를 하면서 소일합니다.

오늘은 주일 아침입니다. 코로나로 인하여 집 예배를 합니다. 기도하고, 성경 읽고, 묵상을 합니다. 헌금 시간이 없기에, 나중에 누구를 만나면 밥을 사줘야 하겠다고 맘을 먹습니다. 그런데 성도의 사귐이 없습니다. 그래서 이곳 저곳의 지인들과 친구들에 카톡을 통해, 메시지를 통해 소식을 전하고 안부를 묻습니다. 제게는 참 거룩한 시간입니다.

만일 여기저기 다닐 수 있었다면, 두 가지에 사로잡혔을 것입니다. 눈에 보이는 것들만 보고자 했을 것입니다. 어디가 아름다운지, 무엇이 맛있는지, 표피적인 모습일 것입니다. 그 다음은 또 어디를 갈까 망설이는 모습일 것입니다. 항상 어디를 가면 더 나을 것이 있을 것이라 여기기 때문입니다. 인간의 기본적인 약함의 한 부분인 것이지요.

그런데 가만히 있습니다. 책상에 앉아 묵상을 하니 나를 깊은 곳에 계신 분에게 인도합니다. 여기저기 안부를 전하면서 사귐을 가집니다. 또 페북이나 유튜브를 통해서 지인들의 설교를 듣습니다. 그리고 답장을 보냅니다. 언제 이런 관심을 갖고 살아 보겠습니까?  무엇을 해야만 사는 것이 아니라 가만히 있어 사는 것을 배웁니다.

우리 시대를 가리켜 아포리아시대라고 합니다. ‘막다른 골목이란 뜻이지요. 열심히 살아왔는데, 지금 앞뒤로 길이 막힌 것입니다. 앞 날에 희망이 없는 것입니다. 그렇기에 열심히 노를 저을 것이 아니라, 잠시 멈추어서 어디로 가고 있는지 방향을 알 것입니다. 바울이 이렇게 설교하였습니다.

“(고전 9:26) 그러므로 나는 달음질하기를 향방 없는 것 같이 아니하고 싸우기를 허공을 치는 것 같이 아니하며 (고전 9:27) 내가 내 몸을 쳐 복종하게 함은 내가 남에게 전파한 후에 자신이 도리어 버림을 당할까 두려워함이로다

주일은 하던 일을 멈추고 가만히 있어 창조주를 묵상하는 날입니다. 성경의 시인은 너희는 가만히 있어 내가 하나님 됨을 알지어다라고 노래하였습니다. 가만히 있어야 할 필요가 있습니다. 그래야 내가 누구이며 어디로 가고 있는지 발견하게 됩니다. 무엇을 하여 그것으로 내 삶을 채우고자 하면, 이루었는지 못 이루었는지로 판단하게 됩니다. 성공이냐 실패냐의 이원론에 빠지게 됩니다. 색깔에는 흑색과 흰색만 있는 것이 아니거든요?

이 날, 가만히 있어 자신을 담는 가장 아름다운 시간이기를 기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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