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일 : 17-11-25 01:42
화살을 살다
 글쓴이 : 최고관리자
조회 : 221  

화살을 살다

 

헬라어로 죄란 hamartia, 화살이 과녁을 빗나간 것을 두고 하는 말이란다. 과녁은 창조의 목적이고, 화살은 그 목적을 향해 날아가는 개체적 지향성이다. 창조의 목적을 지향치 않음을 죄라 한다.

누군들 일부러 죄를 짓고 싶을까? 과녁을 향해 날고 싶지 않은 화살이 있을까? 화살이 빗나가는 것은 세 가지의 경우일 것이다. 다른 데로 쏘았거나, 바람이 심하게 불거나, 아니면 화살이 휘었을 경우이다. 누가 일부러 잘못 쏘겠는가? 어찌 날마다 바람만 불겠는가? 그렇다면 화살이 휘었다는 것인데?

은혜란, 잘못 쏠 수 있으니 다시 한 번 해 보자는 것이고, 또 바람 때문에 그럴 수 있지 않느냐는 것이다. 그렇다고 화살이 휘었으니 과녁을 맞히지 않아도 된다는 것은 아닐 것이다. 휘었으니 제멋대로 날을 수밖에 없다는 것은 아닐 것이다. 오히려 화살을 곧게 하여 제대로 과녁을 향해 날아가자는 것이리라.

 

텐진 빠모(Tenzin Palmo)라고, 영국 런던에서 태어나 20살에 티벳의 불교에 입문한 그는 <마음공부, Reflection on a mountain lake>라는 책에서 이렇게 쓰고 있다.

마음은 들떠 흔들리기 쉽고, 지키기 어렵고, 억제하기 어렵다. 그렇기에 지혜로운 사람은 마음 갖기를 활 만드는 사람이 화살을 곧게 하듯 한다.”

화살이 휘어져 과녁을 향해 날아갈 수가 없기에, 화살을 곧게 하는 것이 삶의 도리요 방침이라는 뜻이다.

 

다량 생산이 목적이라면 화살 휜 것은 보이지 않을 것이다. 날아가기에 바쁘다면 어디로 날아가는지조차 모르는 것이다. 그래도 내 과녁이 어디에 있는지는 알아야 하지 않겠는가?

지금은 화살 하나 곧게 만드는 심정으로 제 마음 하나 참되기를 힘써야 할 것이다. 어디로 날아가든 떨어지는 곳이 과녁이라 할 수 없는 것이고, 시위를 떠났으니 어디로 가든 날아가기만 하면 된다고 할 수는 없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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